겨울 초입의 바람이 음산하게 휘몰아치던 11월의 어느 날, 에디터 J는 그들을 만나러 갔다! 누구? 바로 뮤즈홀릭! 간단한 치맥과 함께 그들의 음악이야기를 엿볼 수 있었던 '뮤즈홀릭'의 오프라인 모임! 아니 그냥 조촐한 만남! 음, 그것도 아니면 90년대 채팅계를 주름잡았다는 벙개와 같은(?) 만남이그 곳에서 이루어졌다! 치맥과 함께한 뮤즈홀릭 오프라인 미팅! 그 자리에 살짝 합석해보자.
사진 출처 - 네이버 검색
그들을 만나기로 한 건 저녁 7시. 오후 6시 40분쯤 합정역 '꼬꼬시티'로 향했다. 그 곳까지는 10분거리! 넉넉한 시간에 주위도 둘러보면서 휘적휘적... 해가 지고 난 뒤의 거리는 쓸쓸함이 가득했다. 이런 날은 역시 치맥이 짱이지! 메뉴 한 번 잘 정했다고 생각하며 빠른 걸음으로, 혹시나 먼저 와서 기다릴 뮤즈홀릭들을 생각하며 꼬꼬시티로 향했다. (사진은 에디터가 찍은 것이 아님을 밝힘... 저런 느낌이었다는 것을 전함)
합정역 인근, '꼬꼬시티'에 도착! 먼저 도착한 뮤즈홀릭들이 꼬꼬시티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는 나 또한 꼬꼬시티로 입장했다. 미리 예약을 해놓은 상황이라 자리는 깔끔하게 세팅되어 있었다. 아직 7시 전이라 그런지 에디터 J와 뮤즈홀릭 한 명 뿐... 소소한 이야기를 하고 있자 곧 이어 하나, 둘 뮤즈홀릭들이 꼬꼬시티로 등장했다! "어서오세요~ 이 곳은 뮤즈홀릭 여러분을 위한 자리입니다!"
오늘의 오프라인 모임에는 총 12명이 참여했다. 뮤즈홀릭 1기 세 명과 2기 아홉 명.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고... 게다가 우리가 만난 시간은 저녁 시간! 치느님 앞에서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으랴!! 우선 배부터 채우자! 맛있는 치느님과 맥주는 찰떡궁합 중의 최고봉! 오늘은 치킨, 너로 정했다!
배가 어느 정도 차고난 후에는 팀장님의 지휘 아래 처음 보는 뮤즈홀릭도 있기에 자기소개 시간을 가졌다! 이런 건 오프라인 모임의 필수 아니겠는가? 꼬꼬시티 사장님의 말로는 이 곳에서 인터넷 동호회 모임을 많이 하는데, 그 분들은 닉네임으로 소개한다고... 하지만 우리는 이름이 있으니까!
그리고 바로 이어진 순서 바로 뮤즈홀릭 좌담회!
몇 가지 주제에 따라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음악을 들으면 그 장소, 그 공간, 그 사람이 떠오른다!!
당신의 기억 속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그 음악을 소개해달라!"
- 본 좌담회는 익명으로 처리하여 재구성하였다.
주 : 나는 재수를 했다. 그 때가 2010년이던가... 한창 캐스커 5집이 나왔을 때다. 그 중에 ‘물고기’라는 노래가 있는데 그 노래를 주구장창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인지 그 노래를 들으면 수능공부하던 독서실의 냄새, 온도, 색깔까지 하나하나 다 기억이 난다. 굉장히 많이 우울했던 기억이다.
난 : 나는 첫사랑 오빠의 컬러링이 아소토 유니온의 ‘Think about’ chu’였다. 첫사랑 오빠와의 뜨거운 연애가 끝나고 한참이 지난 후에 편의점 알바를 시작했는데... 어느 날 우연히 이 노래가 나오더라. 갑자기 아련해지면서 첫사랑 오빠가 생각났었다. 음악의 힘이란 이런 거 아닐까?
문 : 첫사랑이야기 하니까 나도 생각나는 노래가 있다. 내겐 지금 남자친구가 첫사랑이다. 재수를 하던 때였는데, 내게 도움을 많이 주던 오빠가 한 명 있었다. 그 오빠에게는 여자친구도 있었고... 그런데도 나한테 유독 잘해줬다. 다른 사람도 느낄 만큼. 그 때 많이 듣던 노래가 메이트의 ‘왜’다. 가사 중에서 ‘근데 왜 나에게 잘해줬나요~ 아무런 맘도 없나요~ 그동안 행복한 날들이 나의 오해라는 게 많이 힘이 드네요~’ 이거다. (웃음) 나와 상황이 딱 맞아서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아직도 이 노래를 들으면... 그냥 화가 난다. (웃음)
하 : 그 얘기를 들으니 나도 생각나는 게 있다. 지난 2010년도에 '뮤즈'가 지산락페스티벌에 오지 않았는가? 그 때 그 현장에 나도 있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당시 남자친구가 뛰어놀다 차키를 잃어버린 것이었다. 남자친구는 내게 "혹시 모르니 차를 잘 지켜보고 있으라"고 하고는, 자동차 키를 찾아 나섰다. 그런데 그 때 '뮤즈'의 노래가 울려 퍼졌다. 나는 '뮤즈'를 코 앞에 두고 주차장 쭈구리 신세일 수밖에 없었고, '뮤즈'의 공연이 다 끝나고 난 후 황급히 나타난 남자친구가 하는 말 "나, 뮤즈 코 앞에서 봤어!!!!!"라고 하는 것이었다. ‘아오~ 이걸 그냥!’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던 순간이었다. 물론... 그 때 그 남자친구와는 헤어졌다.
승 : 음, 내게 가장 생각나는 노래는, 바로 프라이머리의 ‘입장정리’다. 나도 이 노래 가사와 똑같은 입장에 있었던 적이 있다. 오랫동안 그냥 남자친구인 이성친구가 있었는데... 뭐, 이렇고 저렇고 많은 일들이 있었다. 하지만 언제나 우린 친구로 지내왔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친구가 ‘입장정리’를 하러 왔다며 집 앞에서 이 노래와 같은 고백을 하는 것이었다. 그게 얼마 전 일이고, 지금도 그 친구와는 예쁘게 사귀고 있다. 하하하.
(해피엔딩의 이야기를 듣고 그 자리에 있던 모든 뮤즈홀릭들이 갑자기 굉장히 불쾌해했다)
현 : 나는 10cm의 ‘아메리카노’를 못 잊을 것 같다. 예전에 밴드에서 기타를 친 적이 있는데, 그 때 친해진 형들이 있다. 그 형들이 바로 '10cm' 형들과 '소란' 형들이다. 당시 매일, 밤새며 놀고 그랬는데, 어느 날 10cm의 철종이형이 새로운 노래를 들고 온 것이다. 그게 지금의 ‘아메리카노’였다. 처음에는 "노래가 뭐 이러냐"면서 면박도 주고, 뮤직비디오 촬영도 같이 하고 했었는데.. 그 노래가 이렇게 뜰 줄 정말 몰랐다.
아! 역시 사랑과 음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인 것인가? 하지만 음악을 들으면 그 당시의 모든 것이 기억나게 해준다는 것! 그것만큼은 음악이 지닌 정말 강력한 힘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된다. 그리고 '10cm', '소란'과 친하다는 저 친구... 사람이 갑자기 달라보였다. 싸..싸인 좀 받아다 줄 수 없겠니?!?
그리고 두 번째 질문이 이어졌다.
"지금까지 가 본 공연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일 또는 에피소드는?"
현 : '드림페스티벌'이었던가? 아무튼, 2008년인가, 2009년에 처음 시작한 음악페스티벌이 있었다. 나는 전역하자마자 그 페스티벌의 자원봉사자로 들어갔었다. 처음 해보는 일이었지만, 그렇게 유명한 페스티벌이 아니어서인지 관람객들은 모두 합해서 1만명 정도밖에 들지 않았었다. 그 때 거기서 만났던 기획자분들이랑 스탭 분들이 지금은 '그랜드민트페스티벌'이나 '지산밸리락페스티벌' 등에서 활동하고 계신다. 기획공연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자원봉사로라도 간접적인 경험을 해보길 권한다. 아! 내용이 주제에서 조금 벗어났나? 아무튼 '드림페스티벌'이 내겐 첫 음악 페스티벌이어서 그런지 더더욱 기억에 남는다.
빈 : 그랜드민트페스티벌(GMF)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물론 내 돈을 내고 본 공연은 아니다. 왜냐하면 나도 자원봉사로 GMF를 즐겼기 때문... 아니 좀 더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일한 거지. 어쨌든, 하루 공연이 끝나고 나면 새벽이고, 몸 또한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더 해보고 싶다. 자원봉사를 통해 그랜드민트페스티벌에 참여하게 되면서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주 : 나는 개인적으로 '울트라뮤직페스티벌(UMF)'이 기억에 남는다. 왜냐하면 부스기획진행자로 일했기 때문이다. 놀 때는 놀고 일할 때는 일할 수 있어서 좋았다. 중요한 건, 한 여름이라 땀을 질질 흘리며 다녔다는 거! 하지만 이 때만큼 즐거웠던 적도 없는 것 같다.
"인디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인디음악이 왜 좋나?"
태 : 고등학교 2, 3학년 때 '스윗소로우'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텐텐클럽’을 매일 들었다. 듣다가 좋은 노래가 나오면 적어놨다가 다운받고 또 다시 듣곤 했다. 처음 듣는 노래가 꽤 많았는데 그게 다 인디음악이었다. 그러다가 '그린플러그드 페스티벌'도 가게 되었지. 노래만 좋아하다가 공연을 직접 좋아하게 된 계기가 바로 그 공연이었다.
연 : 어렸을 적의 허세였는지도 모르겠는데... 그냥 옛날부터 대중음악을 별로 안 좋아했다. 대중음악은 '거기서 거기'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었다. 그런데 인디밴드는 자신들만의 색깔, 음악적 성향 등이 다 달라보였다. 그래서 좋아하게 됐다. 기타의 어쿠스틱한 느낌을 매우 좋아라하는데, 이런 노래는 인디밴드에게만 들을 수 있는 경우가 많아서 더 좋아하게 된 지도 모르겠다.
이보다 더 긴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이 후의 이야기들은 '뮤즈홀릭'들의 개인적인 이야기로 흘러서, 여기에 전부 싣지는 못하겠다. 게다가 에디터 J가 "남은 치킨들을 내가 다 먹고야 말겠다"는 굳은 의지가 발현되기 시작해서인지 곳곳에서 함께했던 이야기들을 모두 채록하지 못했음을 사과드린다.
아무튼 그들의 음악이야기, 사는 이야기를 서로 얘기하고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비록 세 시간 반밖에 함께하지 못한 자리였지만, 한층 더 친근하고 가까워진 뮤즈홀릭들, 너무 좋은 기회였다! 다음 번에는 좀 더 진지하고 진중한 분위기에서 음악에 대한 이야기들을 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길 고대해보며... '뮤즈홀릭'들의 첫 번째 오프라인 미팅은 여기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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