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와 최고가 만난 자리! 바로 지난달 뮤즈라이브에서 있었죠? 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과 기타 연주자 최우준이 만나 함께한 공연, 'Come Together'입니다. 1+1의 답이 무한대라는 걸 보여준 이번 무대! 두 분의 연주가 서로 만나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는데요. 재즈라는 장르 속에 녹아든 하모니카와 기타의 향연을 한번 느껴보세요. :)
뮤즈라이브에서 열렸던 최고 재즈 연주자들의 협연, 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씨, 그리고 기타 연주자 최우준씨와의 조인트 콘서트 "Come Together" : D 사실 작년에도 이곳에서 최우준씨 단독 공연이 열려서 다녀왔었는데, 같은 장소에서 일 년 만에 최우준씨를 보니깐 새롭더라고요! 흐흐흐.. 최우준씨는 블루스 기타리스트로 유명하신 분이죠! +_+ 아마 전제덕씨가 조금 더 낯설게 느껴질 수 있을 텐데요. 전제덕씨는 하모니카 연주자분이신데, 국내 재즈음악의 큰 축을 담당하는 기획사 jnh 뮤직 소속이세요. (참고로 재즈 기타리스트 박주원씨와 재즈 보컬 말로씨와 같은 회사십니다. 주 장르는 재즈라는 뜻이겠죠!! 다른 아티스트분들 앨범에 하모니카 피쳐링도 자주 하시고 하모니카 연주 앨범도 발매하셨던 분입니당. 재즈 연주자들의 협연이라니 무척이나 기대가 됐던 공연이에요. 보통 공연에 가 보면 2030 여자분들이 대다수인데, 재즈 공연이어서 그런지 저희 어머니 아버지 또래 분들도 많이 보이셨고, 가족 단위 관람객들도 많아서 신기했어요 : )
첫 곡은 공연 타이틀과 같은 <Come Together>. 비틀즈의 원곡을 새롭게 커버해서 들려주셨는데, 하모니카와 기타 두 악기 소리가 뮤즈라이브 홀을 꽉꽉 채웠던 순간이었어요. 첫 곡 후에 전제덕씨가 인사를 하시면서 첫 곡 어떠셨냐고, 연습도 별로 안 하고 jam 형식으로 해봤다고 하셨는데 정말 즉흥에서 하신 건지 아니면 멘트는 이렇게 하시지만 정말 열심히 연습해 오신걸지 구분이 안 되어서 긴가민가.... 재즈 장르의 특성상 즉흥에서 하는 jam이 정말 많고 또 멋지거든요. 이게 정말 jam이었다면 아마 제가 본 재즈 공연 중에서는 제일 훌륭한 즉흥 공연이 아니었을까....+_+ 멘트를 하시는 동안 세션 멤버분들께서 다들 입장하셨고, 이어서 어머니 아버지께 익숙한 곡일 거라면서 밤에 떠난 여인을 들려주셨어요. 최우준씨가 편곡했다고 하는 데 발라드곡이었지만 전혀 쳐지지 않았고, 발은 까딱까딱 어깨는 흔들흔들~ 리듬을 타면서 들었습니다!!
이어서 전제덕씨는 퇴장하고 최우준씨만 무대에 남아서 들려주신 곡은 <Pride and Joy> 그리고 <Smell like teen spirit>였습니다. 특히 두 번째 곡 <Smell like teen spirit>은 각 악기의 솔로, 베이스 솔로와 드럼 솔로가 차례대로 빛나는 시간이었어요. 사실 개인적으로 모든 악기들이 가장 빛나는 장르는 재즈라고 생각하거든요. 다른 공연에서는 세션은 세션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재즈 공연에서는 각 악기별로 번갈아가며 스포트라이트와 함께 현란한 독주 무대를 볼 수 있어서 그게 참 좋은 거 같아요. 모든 악기 연주자들이 제 실력을 다 발휘할 수 있는 듯한 그런 공연. 작년 최우준씨 공연에서는 최우준씨의 일렉기타 연주를 들을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어쿠스틱 기타를 갖고 나오셔서 색다른 기타 소리를 들을 수 있었어요. 하지만 어쿠스틱 기타로도 쵸킹은 물론 모든 기타 주법을 보여주시는 데다가, 일렉기타 지판처럼 지판 전체를 왼손이 휘젓고 다니시는 것을 보면서 역시! 하면서 감탄했던 순간이었어요.... 집에 있는 내 기타는..... 또르르르르르르
최우준씨의 무대가 끝나고는 전제덕씨의 무대가 이어졌어요. 최우준씨가 너무 무대를 잘 해줘서 (전제덕씨가 공연 내내 최우준씨 칭찬하신걸 다 합치면, 멘트의 절반은 될 것 같아요. 최우준씨의 기타 소리에 반해서 본인이 먼저 협연을 제안했다고 하시더라고요!) 같은 걸로 도전장을 내밀 수 없다면서 자신은 클래식 곡을 하겠다고~ 바하의 곡이라는 <Scillienne> 를 하모니카로 연주해 주셨습니다. 바하가 이 곡을 쓸 때는 절대 하모니카를 염두에 두고 쓴 곡이 아닐 텐데(....) 하모니카로 연주하시는 모습은 정말 신기신기. 왼손으로 하모니카를 잡고 오른손에는 하모니카에 마이크를 대고. 하모니카 저는 정식으로 해본 적은 없고, 동생 것을 빼앗아서 몇 번 불어본 적이 있는데요..... 저는 아이큐가 딸리는지 들숨 날숨 구분을 못 하겠더라고요. 예를 들면 후욱 빨아들여야 '레' 소리가 나는데 그냥 습관처럼 훅 불어버려서 '도' 소리가 나는 경우가 참 잦았던....... 몇 번 하다가 "아~ 하모니카는 내가 도전할 악기가 아닌가 보다" 하면서 동생에게 그대로 반납했었다는(....) 전제덕씨는 클래식 곡이라고 말씀하셨지만 하모니카로 들으니깐 사실 클래식이라는 느낌은 그다지 나지 않았던 거 같아요. 그냥 원래부터 재즈곡이었을 것 같은 그런 느낌...?! 전제덕씨가 두 번째로 꾸민 무대는 <Armando's Rumba>. 이 곡에서도 각각 악기의 솔로 타임이 참 좋았는데, 특히 키보드 솔로는 홀린듯이 봤던거 같아요. 이 날 키보드는 요즘 앨범 내고 핫하시다는 윤석철씨가 맡아주셨습니다아~
전제덕씨의 무대가 끝난 다음에는 최우준씨가 다시 등장해서 두 분이 함께 하는 시간이 왔어요!! 최우준씨 2집에 수록되어 있던 <어쩌란 말입니까>. 그리고 전제덕씨 1집에 수록되어 있는 <바람> 두 곡을 들을 수 있었어요. 원래는 각각 두 분의 곡이었는데 새로운 악기가 추가된 편곡을 듣는 건 정말 색다른 재미였어요. '와~ 이 곡에 이렇게 하모니카가 들어갈 수도 있구나~ 여기에 기타 솔로가 저렇게 나올 수도 있구나~' 하면서 감탄감탄.
그리고 이어진 게스트 타임. 양일 이어진 공연이었고 게스트는 양일 다 다르다고 알고 있는데 제가 갔던 첫 공연의 게스트는 클래지콰이의 여성보컬 호란씨였어요 : ) 사실 호란씨는 무대에 서기 전부터 눈에 들어왔는데..... 공연 내내 예쁜 원피스를 입으시고 맨 뒷줄 맨 가운데 자리에 앉아서 제일 크게 환호하셨던 분이세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특히 같은 소속사이신 최우준씨 기타 무대에 환호성이 크셨던 건 비밀....ㅋㅋㅋㅋㅋ 누군가 환호를 정말 크게 하길래 가장 열정적인 관객분 보고 싶어서 고개를 돌려봤더니 호란씨였던! 호란씨가 함께 해서 이렇게 무대에 앉아서 듣는 것도 좋지만, 다음번엔 술 한 잔씩 들고 몸 부딪칠 수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의 공연도 한번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어요. 사실 재즈 공연 무척 자주 열리는 클럽에반스에서도 이런 공연 한번 하면 좋겠다는 생각은 저도 했는데..... 그러면 에반스가 터질 거 같아서......... 박주원씨랑 찰리정씨 기타 조인트 공연 보러 클럽에반스에 간 적이 있었는데.... 어우........ 인원이....... 네........... 그랬다고 합니다.............
호란씨가 보컬을 맡아서 들려주신 곡은 <Sunny> 와 <Moon River>. 동명의 영화 '써니' 삽입곡으로도 유명했던 'Sunny'. 영화에서는 그 시절을 나타내는 bgm으로 쓰였던 거 같은데 이 곡이 이렇게 한없이 재즈스러워질 수도 있구나 하면서 색다르게 들었던 곡이에요. 클래지콰이 음악을 들을 때마다 일렉트로닉 음에도 전혀 음색이 묻히지 않는 존재감 있는 호란씨의 보컬을 참 좋아했는데, 호란씨가 보컬이 이렇게 재즈곡에 어울린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어요. 사실 게스트 발표된 걸 보고 이왕 재즈 공연인데 재즈 보컬을 섭외해주지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호란씨의 무대는 제 아쉬움을 싹 없애주었던 그런 무대였습니다. +_+
호란씨가 내려간 이후에는 <섬마을 선생님> 그리고 <Key to the Highway>를 연달아 들었어요. 특히 <Key to the Highway>는 재즈 듣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법한 곡인데요, 블루스의 고전 곡이라고 소개하시면서 에릭 클랩튼이나 비비킹 같은 분들도 다 연주한 적이 있어서, 이번 공연에서는 두 분 만의 매력으로 한번 꾸며봤다면서 들려주셨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Rock 메들리!! 듣다가 아는 곡 있으면 따라 불러달라는 말과 함께 시작하신 락 메들리는 열 곡이 넘는 곡이 한 곡처럼 쭈우욱 이어졌는데요. 여기서 포인트는 쭉 하시다가 곡이 넘어가는 부분에서 최우준씨가 살짝 실수를 하셨다는 거. 최우준씨가 당황하면서 "죄송합니다!!"하셔서 우리 모두 폭소. "메들리곡이다 보니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을 해야 할까요,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나?" 하면서 조금 난감해하시다가, 살짝 이전 부분부터 다시 들려주셨어요.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을 텐데 곧바로 모두 수습하시고 약속된 듯이 그 부분부터 딱 다시 시작하는 걸 보면서 '와 정말 합이 잘 맞는구나' 하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그때는 두 아티스트의 협연이 아닌, 그냥 한 밴드의 공연처럼 느껴졌던 거 같아요. 중간에 스틸하트의 <She's gone> 건반 전주가 나왔을 때는 모두가 환호하다가 최우준씨가 <she's gone> 첫 소절을 노래하자 모두가 웃어버렸는데, 최우준씨가 이게 왜 웃기지 하면서 "락이 웃겨요?!" 하고 질문하셔서 더 크게 웃었어요. 최우준씨가 노래방이 모든걸 망쳐놓았다고 하면서 다시 불러주셨는데 계속 최우준씨가 부르다가 girl- - - - 하고 올리는 부분에서는 처음 세 음은 최우준씨가, 그리고 마지막 음은 전제덕씨가 이어받아서 부르셨다는 거 ㅋㅋㅋㅋㅋㅋㅋ 전제덕씨 보컬 키가 최우준씨보다 높아서 완벽하게 소리가 나더라고요. 꺄르르르르륵
많은 웃음을 안겨줬던 락 메들리 후에는 마지막 곡으로 Ray Charles의 <What I say>를 들려주셨어요. 그리고 전 멤버 모두 퇴장하셨다가, 다시 등장하셔서 앵콜곡으로 <Superstition>을 들려주셨습니다. 앵콜곡을 하러 등장하셨을 때는 스탭분이 전제덕씨를 부축해서 입장하던 다른 때와는 달리 최우준씨가 전제덕씨를 직접 부축하고 나오셔서, 더 훈훈하고 찡했어요. 전제덕씨는 태어난 직후에 시력을 잃으셔서 공연 입장 시마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거든요(....)
작년 최우준씨 공연은 비 오는 날의 블루스였는데, 올해 Come Together 공연은 한 여름밤의 재즈 공연이었네요. 최근 락 공연만 다니다가 오랜만에 갔던 재즈 공연이라서 그랬는지 더욱 특별하게 다가와서 참 좋았던 거 같아요. 아티스트와 관객의 호흡이 가장 잘 맞는 공연이 재즈라고 생각하거든요. 즉흥연주도 많고, 연주 사이사이마다 관객들이 자유롭게 넣는 추임새도 참 좋고. 밴드 공연은 자주 다니면서 재즈가 막연히 어렵고 안 땡긴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은근 많을 텐데 (예전의 제가 그랬어요....) 한번 와보면 그 어느 공연과도 다른 재즈공연의 매력에 푸욱 빠지실 거에요+_+ 특히 오늘의 아티스트들은 정말 강추 강추합니다! 다음번에 공연 소식 들리면 그때도 꼭 가보려고요 : D
마지막으로 두 분의 인터뷰 영상을 소개할게요. 끝 부분에 두 분의 연주도 감상할 수 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