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 사랑얘기 좀 들어줘요!" @뮤즈라이브 - 바닐라 어쿠스틱, 스웨덴 세탁소의 로맨틱 연애상담소
인디코스터2013. 7. 4. 13:11
당신의 사랑은 안녕하세요? ^^ 이 질문에 바로 'YES'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은데요. 세상을 다 가진 듯한 행복감과 함께 언제나 수많은 고민도 도사리고 있는 것, 그게 바로 요즘 시대의 사랑이 아닐까 싶어요. 친구에게도 가족에게도 할 수 없었던 고민을 들어주는 시간이 뮤즈라이브에서 있었어요. 노래와 이야기로 풀어 나가는 여러 사랑의 고민들, 한번 들어볼까요?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연애를 하는 자. 그리고 연애를 하지 않는 자.
각기 장단점들이 있을 텐데요. 지금 당신은 사랑하고 있나요?
6월 23일. 구름이 잔뜩 낀 어느 날. 연애상담소를 찾았습니다. 날씨만큼이나 발걸음도 어색하더군요.
일단 어쿠스틱 팝으로만 이루어진 공연 자체도 처음인데다 많이 접하는 장르가 아니기도 했고,
'연애'라는 단어와 주변의 수많은 커플들에 괜스레 위축되더군요. 아. 커플!!!!
연애를 한 지 너무 오래돼서 기억도 안 나는 그 햇살같이 따스한 느낌. 이 공연에서 느낄 수 있을까요
이런 이별 노래를 산뜻한 톤과 더불어 적당한 그루브감. 밝게 나타낼 수 있음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슬픈 가사를 이리도 덤덤하게 부르니 대단하게까지 느껴지더라구요.
이어지는 사연! 바닐라 어쿠스틱과 스웨덴 세탁소의 노래 제목&가사들을 이용한 사연이었는데요.
그 부분이 나올 때마다 노래를 직접 불러주시며 읽어주시니 색다르고 재밌었습니다. 메들리 같기도 하구요 :3
연애세포가 마른 거 같다.라는 내용의 사연이었는데, 사랑이 나타나길 바라며!
몽환적인 느낌이 나던 '내게 와요'를 불러주셨습니다.
(사실은 강아지한테 하는 이야기라고 하네요ㅋㅋㅋㅋ 우리만 아는 비밀로....)
바닐라 어쿠스틱이 선정한 마지막 사연. 군인의 사연이었습니다.
재원님께서 군인 특유의 말투 '-하지 말입니다.'라고 읽어주셔서 장내는 또 한 번 터졌습니다.
사연은 계속 이어지고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이등병의 편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생각해보니 멤버분 모두 멘트가 재밌으셨던 거 같네요. 성아님은 예쁜 토끼 느낌에 천상여자 느낌이셨고,
보컬 타린님은 커플 때문이신지 약간은 시크하셨던! 톤은 너무 예쁘시더라구요. 재원님은 말재주가.. 짱짱맨!
영화 'If only'의 OST 'Love will show you everything'
성아님께서 피아노 연주를 하시고 보컬 타린님의 가창력이 돋보였던 무대였습니다.
마지막 멘트로 사랑을 얘기하시면서 '영화보다 흔한 사랑이지만 그 사랑이 우리만의 것이고 소중한 것이라는 것을 잊지말라'는 얘기를 해주시면서 마지막 곡 '흔하지만 사랑 얘기'를 들려주셨습니다.
'그렇게 우리 조금 더 우리 소중한 사랑 얘기 만들어
어딘가 뻔하지만 조금은 흔하지만 우리만의 얘기라 좋아'
이 노래 한 곡이 이번 연애상담소의 해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2 상담실. 생생연애정보통!
스웨덴 세탁소 분들과 바닐라 어쿠스틱 분들이 올라오셔서, 사연을 읽고 상담을 해주는 코너인데요.
'보고 듣기만 하는 공연에서 벗어나 관객이 직접 공연에 참여할 수 있는 토크 형식이다'라는 홍보 문구답게
사연에 대한 동감과 분노를 일으켰습니다. 어장관리에 대한 내용이었는데요, 저도 모르게 대답하고 있더라구요.
밴드 멤버분들도 친한 친구, 동생, 언니, 오빠가 되어 진심으로 상담해주고 용기도 북돋아 주셨습니다 :3
오. 드디어 저의 시간!!!이라고 쓰고 슬퍼지네요....
제3 상담실. 나 혼자 왔다!
스웨덴 세탁소
스웨덴 세탁소는 2인조로 기타 코러스의 왕세윤님, 보컬 건반의 최인영님 입니다.
팀 명은 사람들이 깨끗하게 세탁된 옷을 입을 때 느끼는 소소한 행복감을 우리의 음악을 들으면서도 느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지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멤버 두 분은 스웨덴 세탁소가 프린팅된 티를 맞춰 입고 나오셨습니다. 머리띠와 모자도 맞추셨다고 하네요.
이때부터 뭔가 귀여운 기운을 내뿜으시는 두 분.. 수줍음도 많고 어리버리하신 것 같기도 하구요ㅋㅋㅋ
'From Paris'가 첫 곡으로 연주되었는데, 첫 사연의 주인공들이 떠오르더라구요. 프랑스로 행복한 신혼여행 떠나시겠죠.
스웨덴 세탁소는 사연을 많이 읽었던 것 같습니다. 첫 번째 사연부터 아. 상담이구나.하는 분위기가 났던 게
사연의 주인공이 짝사랑하는 분이 있는데 나이 차가 많이 나서 걱정이라는 사연이었습니다. 21살과 26살.
짜기라도 한 듯 무대와 관객석에서 쏟아져나오는 '뭐가 많아!!!!' 지금 생각해봐도 무슨 나이 차가 많다는건짘ㅋㅋㅋㅋ
다들 공연에 푹 빠져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이어지는 곡 'Paradise', 그리고 커버곡 성시경의 '좋을 텐데'. 오랜만에 들으니 좋더군요. 명곡은 역시 명곡입니다.
'버려진 것들'이라는 곡이 기억에 남는데요, 라이브로도 처음 하시는 곡이라고 하네요.
무대 조명도 낮추고 부른 음산한 기운의 노래입니다.
우리가 쉽게 버리는 물건들. 그 물건들의 입장에서 쓴 곡이라고 하네요.
스웨덴 세탁소의 곡 대부분이 따뜻하거나 포근한. 또는 잔잔한 느낌의 곡이라면 이 곡은 그렇지 않아서 더 귀기울이게 됐다고 할까요.
다만 이 곡 직전의 사연이 바람맞은 여성분의 사연이었다는 게 리빙포인트입니다.
바람을 한 번도 안 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핀 사람은 없다네요!
바닐라 어쿠스틱도 사연과 맞는 선곡이었지만 개인적으론 스웨덴 세탁소의 선곡들이 더 돋보였다고 느꼈는데요.
외모 콤플렉스 때문에 고민이 많은 솔로 남성분의 사연이었습니다.
멤버분들도 관객분들도 솔직히 궁금하잖아요. 얼굴이. 다행인지 불행인지 맨 앞에 앉아계시는 남성분.
다 같이 '일어나! 일어나!'를 외치고 남성분이 거절하면서 계속 안 일어나시자 점점 더 커지는 소리에
세윤님께서 '침착해.. 침착해..' 뭐 이런 깨알 같은 공연이 다 있나 싶더라구요.
그분께는 스웨덴 세탁소 두 분과 브로큰발렌타인의 사인이 담긴 기타가 선물되었습니다.
매력 향상하시고 다시 태어나란 의미에서! 다음곡 'Happy Birthday Waltz'
사연과 곡이 연결되는 고리도 웃긴데 세윤님과 인영님이 너무 어리버리하시고 귀여우셔서 더 재밌었다고 할까요.
공연이 후반부로 갈수록 몇 곡 안 남자 아쉬워하는 모습도 정말 귀여우시고ㅋㅋㅋㅋ 뒷집 언니 같은 느낌이랄까~
비록 무대에 올라가 있는 밴드였지만, 가깝게만 느껴졌습니다.
'우리가 있던 시간'이라는 곡이 또 기억에 남네요.
'짧은 하루라도 숨이 멎을 것 같아
밀려오는 잔상들로
미치도록 그리던 순간들로 또 널 기다려본다'
이별의 아픔과 잊지 못한 마음들을 노래했는데요, 사실 연애라고 하는 것이 깨지고 사라질 수도 있죠.
차마 놓지 못하는, 상대에게 남는 미련을 쓸쓸하면서도 가슴 아프게 잘 표현한 곡인 것 같습니다.
보컬 톤이 얇고 예뻐서 이런 곡은 왠지 안 어울릴 것 같았는데, 제 편견이 이렇게 또 하나 깨졌네요.
마지막 사연으로 사내커플인데, 인디밴드라는 관심사로 통하여 깊어지고. 결국, 결혼에 골인한 커플의 사연이었습니다.
나중에 애기 낳으면 같이 공연장 데리고 다니는 게 꿈이라는, 제게는 로망같은 커플의 사연이었는데요,
안타깝게도 공연장에 나타나지 않으셔서 제주도 항공권이 날아갔습니다ㅠㅠ 마지막 사연자였는데 너무 아쉽더라구요
스웨덴 세탁소 분들도 그런 분들께 꼭 들려주고 싶은 노래 '동행'이라는 곡을 준비했다고 하셨는데 안타까웠습니다.
'조금 느려진 듯 멀어진 걸음에도
내 손을 잡고 걸었지
그려지지 않은 남겨진 길 끝에도 내 곁에 있어줘'
그들의 아름다운 동행을 축하해주진 못했지만, '로맨틱 연애상담소'를 찾은 커플들,
그리고 앞으로 사랑을 찾아갈 솔로들에게 좋은 상담이 되었습니다. 동행. 같이 길을 감. 너무 멋진 말이네요.
바닐라 어쿠스틱 x 스웨덴세탁소
앵콜곡으로 두 밴드가 함께 무대에 올라 'Maroon 5 - She Will Be Loved'
타린님께서 꼭 무대에서 한 번쯤 불러보고 싶었던 곡이라고 하시더라구요.
더불어 두 밴드의 콜라보 무대를 쉽게 볼 수 없을 텐데 이렇게 보게 되다니 운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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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찾았던 뮤즈라이브는 시설도 깔끔하고 사운드도 좋았고, 무엇보다 조명이 깔끔했습니다.
난잡하지도 번잡하지도 않고, 공연의 특성상 많은 조명을 쓴 거 같지는 않으나,
그것 또한 그렇게 컨트롤 하여 만족스러웠습니다.
공연의 타이틀답게 잘 꾸며진 무대도 좋았고,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돼 중간중간 웃음포인트도 만들어가며 지루하지 않게 끌어갔고, 사연에 당첨된 분들께는 우쿨렐레, 기타, 바디용품세트, 요거트상품권이 제공되었구요.
슈퍼문이 뜨던 날, 달달 무슨달 쟁반같이 둥근달- 노래를 부르던 스웨덴 세탁소의 엉뚱한 모습은 물론,
관객들을 편하게 대해주던 바닐라 어쿠스틱의 모습도 좋았습니다.
기획의도와 너무나도 잘 맞아떨어지는 공연이었어요.
그리고 공연장을 나서면서 이쪽 장르도 괜찮구나!하는 좋은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저 스스로도 뿌듯하고, 좋은 곡도 많이 얻어가구요.
어느 순간부터 일상의 이야기를 노래한 곡들은 잘 안 듣게 됐었는데, 이 공연 이후로 바닐라 어쿠스틱과 스웨덴 세탁소의 음악을 찾아 듣습니다. 저에겐 정말 엄청난 변화이지 싶네요. 단지 장르적인 취향으로 아예 들어보려고도 하지 않았던 지난날이 조금은 아깝기도 하네요. 일상을 담담하게 써내려간 가사 말들을 보니 제가 표현하고 싶었는데 표현하지 못했던 제 감정의 문장들을 찾은 기분도 들고요.
이정하님의「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에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새를 사랑한다는 말은 새장을 마련해 그 새를 붙들어놓겠다는 뜻이 아니라 하늘 높이 훨훨 날려보내겠다는 뜻이다.'
연애를 하고 있는 당신. 연애를 꿈꾸는 당신. 사랑할 시간도 모자란 것 같습니다. 예쁜 사랑 하세요!!
바닐라 어쿠스틱 : 러비듀 - 꿈에 잠들다 - 숨은 마음 찾기 - 대화가 필요해 - 이별하기 좋은 날 - 내게 와요 - Love will show you everything - 흔하지만 사랑얘기
스웨덴세탁소 : From Paris - Paradise - 좋을텐데 - 버려진것들 - 단 한번도 넌 - Happy Birthday waltz - 우리가 있던 시간 - 동행
인디코스터 '뮤즈홀릭(Muse-Holic)' 3기 문선자님의 리뷰입니다.
'음악을 눈으로 읽다?' 공연 후기를 읽고, 사진을 보는 것으로 공연장의 감동을 느끼기란 쉬운 일은 아닐 테죠? 그러나 그 감동의 반이라도 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뮤즈라이브의 현장을 생생히 전해주실 '뮤즈홀릭'이지요. 오늘은 바닐라 어쿠스틱, 스웨덴 세탁소의 <로맨틱 연애상담소> 공연 현장을 전해주신 문선자 님의 리뷰로 함께 하였습니다. 앞으로도 많이 기대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