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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ookies

"좋은 이야기를 담은 음악이 하고 싶다" - 케이루키즈 어느새 인터뷰!

 

어느 화창한 여름의 오전, 어느새 멤버들을 만나러 연남동의 합주실로 찾아갔습니다. 인터뷰와 공연 영상을  촬영해 어느새만의 소개 영상을 만들기 위해서이지요! 어느새의 노래는 '참 사람 좋다'싶은 따뜻한 음악들인데요. 어느새 멤버들의 너털웃음을 보고있자면, '음악이 사람을 참 많이 닮는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함께 마냥 웃으며 진행했던 인터뷰, 함께 웃으면서 봐주세요. :)

 

 

 

어느새의 멤버는 5명입니다. 리듬을 맡고 있는 리라, 베이스를 치는 단군, 기타와 노래를 맡고 있는 덥, 건반의 아랑, 기타를 치는 민수이지요. 다섯 멤버는 어느새의 멤버로도 활동 중이지만, 투엠뮤직 아카데미에서 실용음악을 가르치는 선생님이기도 해요.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서인지, 쿵짝도 척척 잘 맞는 그들! 한 명의 답변에도 재미있는 코멘트가 주르르룩 쏟아졌지요. 어느새의 입담은 6월 K-루키즈 기획공연에 오신 분은 모두 아시죠? ^^ 그럼, 첫 질문부터 해볼까요?

 

 

실제로 아무 뜻은 없습니다. 그냥 '어느새' 와 '어느 새(Some bird) 라는 중의적 표현이고요. 그 어감이 저희에게는 괜찮아서 그렇게 정했어요. 팀명을 정하기 위해서 저희 멤버 모두 굉장히 열띤 토론을 했어요. 많은 의견이 나왔는데, 별로 수확이 없었습니다. 그러곤 집으로 돌아가면서 나온 게 '어느새'였죠. 그 사이에 별 게 다 나왔어요. '찰라','머리의 꽃을...' 이런 식의 이름들이었죠. 팀명을 한글로 정하자는 의견이 있어서 한글로만 생각했어요. 저희는 이름에 만족하는 편인데, 좀 유명해지면, 다른 분께도 '어느새'라는 이름이 괜찮다는 말도 듣지 않을까요?

 

기타 치는 민수가 이런 게 있다고 멤버들에게 말해주면서, 지원하게 됐어요. 근데, 이름이 '케이루키즈'더라구요. 우리가 별로 알려지지 않은 밴드라..  진정한 '루키'가 아닐까 싶어서 지원했어요. 사실 처음 지원했을 때는 어떤 혜택이 있는지, 자세히 모르고 지원했어요. 나중에 K-루키즈가 되고 나서 여러 지원이 많다는 걸 알았죠. (Q 지원 중 어떤 게 가장 탐나셨나요?) 앨범 제작 지원을 해주는 게 가장 좋죠. 리라같은 경우는 예전부터 락페스티벌에 나가고 싶어 했는데, 그런 곳에도 설 수 있게 돼서 좋은 것 같아요. 크게 한 것도 없는데, 이것저것 많이 도와주셔서 감사한 마음이죠.

 

  

민수 - 취직을 했을 것 같지는 않아요. 동네 꼬맹이들 기타 가르치고 있지 않을까요? 아, 이것도 음악을 하는 건가..?

리라 - 저는 여행을 하고 있을 것 같아요. 예전에 해외로 떠나려고 했었어요. 굿바이 파티까지 50명을 모아서 했었는데, 결국에는 못 갔거든요. 그때 갔으면 워킹비자로 시작해서 쭉 여행을 다녔을 것 같아요. (Q 그때 가셨으면 여기 안 계셨을 수도 있겠네요?) 네, 아마 계속 여행을 하고 있을 것 같아요.

단군 - 저는 빵을 만들고 싶었어요. (민수: 진짜?? 처음 들어.ㅋㅋ) 어릴 때 고민을 했어요. 빵만드는 게 있어 보일까, 기타 치는 게 있어 보일까.. 기타 치는 게 더 있어보일 것 같아서 선택했는데, 지금 보니 빵 만드는 게 더 있어 보였을 거 같아요. ㅋㅋ

 

덥 - 중학교 때 처음으로 들국화 공연을 봤어요. 대구에 들국화가 처음 왔었는데, 그때 공연을 보고 '음악을 해야겠다!'라고 생각을 했죠. 그래서 아버지는 지금까지도 전인권이 TV에 나오면, 화면에 뭘 던지십니다. ㅋㅋ 최근에 지산락페스티벌에 들국화 무대가 있어서 갔는데, 이 무대에서 진짜.. 들국화더라구요. 너무 무대가 좋았어요. 그래서 우리 멤버들 전부 데리고 공연을 같이 봤죠. 첫 곡이 끝나고 행님들이 "우리 여전히 들국화맞죠?"하시는데, 정말 멋있더라구요. '저렇게 음악을 해야겠다.' 하고 다들 생각했었어요. 우리들의 롤모델이에요. 음악 하는 형님들 중에서요.

 

 

아랑 - 회갑 잔치? (덥: 인터뷰를 장난으로 하나~?) 아니아니, 부모님 회갑 잔치말이야~ 그리고 저는 셋팅된 무대보다는 즉흥적인 공연이 좋아요. 스페인이나, 쿠바, 남미 쪽으로 여행 가고 싶은데, 그곳의 지하철이나 광장, 그런 곳에서 즉흥적으로 공연하고 싶어요.

덥 - 몽테르 재즈페스티발이요. 좀 유치하나? ㅎㅎ

민수 - 우리나라에는.. 없구요. 미국에서 매년 열리는 기타 페스티벌이 있어요. 당대 최고의 기타리스트가 모이는 행사입니다. 에릭 클립튼이 주최해서, 에릭 클립튼한테 잘 보여야 참가할 수 있어요.

리라 - 저는 외국도 좋겠지만, 우리나라에서 어느새만의 단독공연을 하고 싶어요. 온전히 우리만의 콘텐츠로 무대를 만들고 싶어요.

단군 - 들국화랑 같은 무대에 서고 싶어요. 그 어디라도 좋을 것 같아요. (덥:그거 좋네, 나도 그거 하고 싶다!) '그것만이 내 세상', '걱정말아요, 그대'같은 곡을 하고 싶은데, 기타리스트분들 계시니, 저는 옆에서 춤이나 춰야죠. ^^

 

민수 - 저는 아무래도 기타를 치다 보니까, 기타연주가 재밌는 재즈나 보사노바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아랑 -  민속음악? 다양한 나라의 음악을 하고 싶어요. 물론 국악도 해보고 싶어요.

덥 - 어느새는 다들 자신만의 곡을 만듭니다. 다들 음악 색채가 달라서, 개인 앨범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을 거 같아요. 저는 아날로그한 음악을 재료로 한 전자음악을 하고 싶어요.

단군 - 저는 디스코 음악이라던가, 힙합을 하고 싶어요.

리라 - 음.. 두 가지인데요. 한 가지는 민속 음악이랑 일렉트로닉 음악이요. 두 가지 다 재밌어요.

 

 

리라 - 저희가 몇 년 전에 '이상한 별의 dub'으로 한 달동안 공연을 했었거든요. 무대에도 계속 서야 해서 연습도 하고, 연극도 하고.. 미친 사람이라 머리에 꽃도 꽂고 그랬었죠. 그러고 한참 후에 '어느새'로 EP앨범을 내고, 제주도에 쉬러 갔었어요. 거기에서도 무대에 서게 됐는데, 한 관객분이 예전의 그때 그 무대를 기억하고 계시더라구요. 머리에 해바라기를 꽂았던 것까지.. 그게 오래 전 무대인데도 기억해주신 게 너무 감사해서 기억에 남아요.

민수 -사실 제가 어느새 합류한 지 오래되지 않아서, 딱..히 인상적인 팬은 없구요. 제가 예전에 혼자서 활동한 적이 있는데, 한 곡짜리 싱글앨범을 발표했어요. 그게 구하기도 쉽지 않은 싱글앨범이었는데 잡지에 실려서, 어떤 40대 중반의 한 남성분께서 핸드폰으로 장문의 응원 메시지가 왔었어요. 폰번호는 어떻게 아셨는지 아직도 모르겠어요. 어쨋든 그때 사실 음악을 관둬야 하나, 자기 검열 중이었는데 정말 큰 힘이 됐어요. 나중에 그분께서 계시는 카페에서 공연하기도 하고, 아직도 연락하는 분이에요. 그리고 기억에 남는 공연은 '어느새'랑 처음 같이 공연했던 첫 번째 음반 쇼케이스 공연이에요. 어느새는 예전부터 참 흠모하는 팀이었어요. '저 팀이랑 같이 음악을 하면 참 멋지겠다' 생각했었는데, 세션이지만 함께 한 무대가 너무 좋더라구요. 무대에서의 공기는 우리들밖에 모르잖아요? 무대 위의 진동 속에서 느껴지는 그 미묘한 감정들.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아랑: 저희가 그때 잘해줬거든요. '우리들의 민수씨~'라고 부르면서. ㅋㅋ)

 

민수 - 나름 처음 기획공연이고, 케이루키즈에서 선 첫 무대였는데, 사전에 충분한 소통이 이뤄졌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어요. 좋았던 건 멤버들이랑 같이 있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냥 같이 있는 것만으로 좋아요. (올~)

덥 - 저는 굉장히 재미없는 사람인데, 무슨 말을 해도 관객분들이 즐거워하니까 너무 기분이 좋았어요. 근데 기분 좋아서 신나다보니, 노래를 너무 못했더라구요. 그래서 아직까지 반성을 하고 있어요. 다음 기회가 있으면 정말 열심히 부를려고요.

 

 

아랑 - 음.. 피아노는 워낙 어렸을 때부터 쳐왔던 거라서, 저에게는 그냥 공기같은 존재에요. 최근에는 부는 악기의 매력에 빠졌어요. 바람을 이용해서 소리를 내는 것들, 입술을 통해서 소리를 낼 수 있는 악기가 은근히 매력있는 거 같아요.

리라 - 저는 타악기만 하다가, 호주 민속악기 디저리두를 배우면서 '나도 순환 호흡으로 이런 악기를 할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타악기는 두드리며 소리를 내다 보니까, 꼭 악기만 가지고 연주해야 하는 건 아니더라구요. 숟가락이나 일상 생활용품을 가지고 소리를 내는 게 재밌어요.

 

덥 - 어느새의 관심사는 지금보다 조금 더 유명해지는 거에요. 어떻게 하면 유명해질까 고민하다가 나온 게 여러 무대에 서는 거죠. 다음 주에 대학로에서 '있나요'라는 이름으로 무대에 서요. '있나요'는 우리 첫 번째 EP앨범 타이틀이기도 한데요. 기획에서부터 영상, 연극, 밴드의 라이브 공연으로 온전히 우리만으로 무대를 꾸미죠.

 

 

 

 

예전에 이런 친구가 있었어요. 제가 만든 데모(지금 어느새 EP앨범)를 이어폰을 입에다 넣고, 볼륨을 최대로 해서 들었대요. 그렇게 하고나서 '당신의 음악이 하루종일 내 몸에 돌아다니는 것 같다'는 표현을 저한테 하더라구요. 곡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그 표현이 참 아름답다고 생각했어요. 삶은 비록 그렇지 못하더라도, 어느새가 만드는 음악은 아름다웠으면 해요. 그렇게 하루종일 몸속을 떠돌아다녀도,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도록요. 비현실적이라서 조금은 이상할지라도,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은 음악을 할 거에요. 사람이 중심이 된 음악, 그리고 좋은 이야기를 담은 음악을 하는 게 어느새 음악의 지향점이에요.

 

 

어느새와 함께한 시간, 어떠셨나요? 소탈하고 유쾌한 답변에 빵빵 터지다가도, 음악에 대한 질문에는 한없이 진지해지던 어느새! 어느새의 인터뷰는 곧 소개 영상으로도 보실 수 있으니, 찰진 대구 사투리를 육성으로 들어보자구요. :) 무대 위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실력파 밴드이니, 다음 주에 있는 어느새 공연에도 관심 많이 가져주세요. 얍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