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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ookies

[K-루키즈 인터뷰] 힘들고 지칠 때, 위로가 되는 음악이 필요하다면 이들과 함께 - 머쉬룸즈


월요일 저녁 7시 30분, 여름이라 그런지 해가 길어져 대낮 같은 시간이었죠! 머쉬룸즈와는 홍대근처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바로 K-루키즈 인터뷰 제3탄! 머쉬룸즈와의 인터뷰 때문이었죠. 유쾌하고 진중한 남자 셋은, 20년 지기라 그런지 한 쪽에서 쿵!하면 다른 쪽에서는 짝!하며 최고의 궁합을 보여주었는데요. 그래서 사진을 찍은 것도 다 ‘하하하’ 통쾌하게 웃는 사진이라 사진 고르는데 어려운 점이 있었다는 사실..


그들과의 인터뷰는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재미있게 진행되었습니다. 음악에 대한 확고한 그들의 철학을 엿볼 수도 있었고, 개인적인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들이 하나 같이 입을 모아 칭찬한, 본받고 싶은 가수는 누구일까요? 궁금하시죠? 인터뷰 현장으로 떠나봅시다! 








저희가 EP 준비로 녹음을 하던 중에 K-루키즈의 혜택을 보고 도전해보자 해서 참여하게 되었어요. 그 당시에 EP녹음을 하고 있었고 음악은 준비되어 있었으니까요. 사실 K-루키즈에서 주는 혜택이 인디밴드들한테는 그냥 지나치기 힘든 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특히 연습실이나 음반 같은 경우에는 직접적으로 확 와 닿는 혜택이었기 때문에 그래서 지원했던 것 같아요. 




- 그게 아무래도 음악 스타일에 따라 다를 것 같아요. 저희 같은 경우는 공연에서 보여지는 것들보다 음원을 통해서 저희가 의도하는 바를 훨씬 더 잘 전달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물론 공연에서도 최선을 다해 전달하지만 아무래도 저희가 하고 있는 악기 구성이나 그런 게 일반적인 밴드들과는 조금 차이가 있어서 공연에서는 사운드가 부족하다는 느낌도 받으실 수 있으실 것 같아요. 그런 점이 다른 팀들과는 약간 다르달까요?


준서 - 다른 오디션도 많지만, K-루키즈는 밴드들이 필요한 두 가지를 충족시켜주는 것 같아요. 음악성, 대중성. 음악성을 위해서 그것을 키울 수 있는 금전적, 물리적 지원이 필요하죠. 그리고 또 대중성을 위해서는 페스티벌에 나간다던지 그런 홍보들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런 두 가지 모두를 지원해주는 오디션이라 욕심이 났던 것도 사실이에요. 







저희가 어릴 적부터 밴드를 같이 쭉 해왔거든요. 그때는 지금처럼 인디 레이블이 많지도 않았고, 음반을 낼 수 있는 경로도 어려웠어요. 그때 자체제작 EP를 만들면서 ‘자체 음반을 만드니까 우리가 회사 이름을 만들자.’ 해서 ‘머쉬룸 레이블’이라고 붙였어요. 머쉬룸(Mushroom)이 버섯이잖아요. 동사로 쓰면 ‘버섯 포자가 멀리 퍼져나가다’ 라는 뜻이 있대요. 그래서 ‘우리의 음악도 멀리 퍼져나가게 하자.’ 이런 의미로 지었어요. 머쉬룸즈를 시작하게 된 것도 음악을 한동안 안 하다가 ‘마지막으로 한 번 해보자’해서 시작한 팀이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처음 EP앨범을 제작할 때 그때 마음가짐으로 돌아가자’는 생각에 머쉬룸즈라고 팀 이름을 지었습니다. 




- 저는 중학교 다닐 때 ‘너바나’의 라이브 음악을 듣게 됐는데, 그 음악을 듣고 그때는 그냥 막연하게,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는 모르겠는데… ‘내가 이 것을 꼭 해야겠다’라는 그런 생각이 들었었어요. 악기도 다룰 줄 모르고 작곡도 할 줄 몰랐는데 그냥 음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었죠. 그게 중학교 2학년 때인가 3학년 때인가 그랬는데, 그 때 처음으로 통기타를 사서 배우고 어쩌다 보니 그 이후에 계속 음악을 하고 있더라고요ㅎㅎ


식보이 - 잘 기억은 안 나는데, 저도 완이 만큼 어렸을 적에 제가 노래를 잘 하는 줄 알았던 것 같아요. 그냥 음악을 잘 하는 줄 알았던 것 같아요. 그 당시에는 음악으로 뭐든 이뤄낼 수 있을 것 같아서 시작하게 됐어요. 그 무렵에 완이를 만나서 지금까지 음악을 하고 있네요.


준서 - 저는 밴드를 하고 싶었던 생각은 없었어요. 음악을 듣는 것을 좋아했고, 사실은 얘네들이 밴드를 하고 그랬을 때부터 제가 쫓아다녔거든요. 찌질하게..ㅎㅎ 저는 보는 걸 좋아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마침 드러머가 필요하게 돼서 합류하게 되었고 어쩌다 보니까 여기까지 왔네요.ㅎㅎ

저희가 완전 어렸을 적부터 같은 동네에 살던 친구였거든요. 어렸을 적 CD 돌려가면서 듣잖아요. 그러면서 공감대를 만들었던 것 같아요. 사실 밴드를 음악을 하고 싶어서 뭉쳤다기보단 어렸을 적부터 친구였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감성이라던가 하고 싶은 이야기 들을 전달하고 싶었던 걸 음악이라는 언어를 통해 표현하게 된 것 같아요.








- 일단 좋은 점은 어렸을 적부터 같이 동네에서 놀며 자라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보니까 이야기를 했을 때 많은 설명을 하지 않아도 ‘이거 이렇지 않아?’라고 하면 다 비슷하게 생각을 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고요. 

단점은 며칠 전에 연습을 마치고 셋이서 밥을 먹고 있는데 식보이가 저한테 ‘너는 왜 음악을 하고 있을 때랑 우리가 친구로 놀 때랑 왜 나를 다르게 대하니?’라고 물어보더라고요. 아무래도 우리가 너무 오랫동안 친구였다 보니까 그 경계가 모호한 것 같아요. 음악은 일을 하는 상황인 거잖아요. 그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게 굉장히 아슬아슬한 것 같아요. 


준서 - 음악이 일이 되니까 아슬아슬해지는 것 같아요. 그냥 재미로 했을 때는 몰랐던 것들이 일이 되니까 필요하게 되더라고요. 말하지 않아도 서로 통하는 게 장점도 되고 단점도 되는 것 같아요.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 하는 부분이 친구일 때나 재미로 밴드 할 때는 허용이 되는데 일로, 그러니까 프로로서 음악을 하다 보니 그런 것도 허용이 안되니까요. 







- 저희가 머쉬룸즈 전에 다른 이름의 밴드로 활동하고 있을 때 자주 와주던 고등학생 친구가 있었어요. 머쉬룸즈로 활동하면서 보니 그 친구가 대학생이 되었더라고요. 그리고 저희가 머쉬룸즈로 활동하는 걸 또 어떻게 알고 공연에 와주셨어요. 저희가 머쉬룸즈로 다시 활동하기까지도 긴 공백기가 있었는데도 다시 공연에 찾아와주시고 그래서 그 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 팬인 것 같아요. 팬이 맞다면ㅎㅎ


준서 - 사실 저희를 보러 찾아와주시고 그러는 팬들이 많지 않아요. 팀을 바꾸고 공연을 자주 한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조금만 다가와주시면 다 기억해요. 얼굴도 기억하고 왠만하면 거의 다 기억하는 것 같아요.


- 저 기억에 남는 공연 생각났어요! 그 인천아트플랫폼에서 공연을 했는데, 그때 이장혁 형님과 같이 공연을 하게 됐어요. 제가 어렸을 적부터 그 음악을 들으면서 컸고, 진짜 팬이었거든요. 머쉬룸즈로 같이 공연을 하게 됐던 게 영광이었습니다. 그래서 기억에 남네요. 또 같이 하고 싶어요!


준서 - 이건 저희 공연이라 기억에 남는다기 보단 느낀 게 많아서 기억에 남는 공연인데요. 저희가 이장혁 형님과는 ‘서울 나잇 페스타’에서도 같이 했는데, 저희 모두 팬이거든요. 그때, ‘문화컬쳐 충격쇼크’를 받은 게 장혁 형님이 마지막 곡을 하는데 어떤 관객분이 노래를 듣자마자 우시는 거에요. 팬이라서가 아니라 처음 그 노래를 접한 것 같았는데, 한 소절 듣고 우는 걸 보면서 이런 사람과 우리가 같이 공연 한다는 게 영광이었고, 우리도 저런 음악, 저런 노래를 만들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을 했어요. 개인적으로 기억에 많이 남는 공연이었습니다. 우리 노래를 듣고 우는 거였으면 더 인상적이었을 텐데ㅎㅎ 


- 안타까워서 우는 거 아닐까?ㅎㅎ







같이 하게 된 팀들이 엄청난 팀들이잖아요. 윔블던 결승전에 임하는 ‘앤디 머레이’만큼의 심적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아요. 저희 나름대로 지금까지 클럽공연과 차별화를 두고 준비하고 있거든요. 저희가 커버를 거의 안 하는데, 이번에는 커버 곡을 하나 준비하고 있어요. 그날 지산에서 라디오헤드가 공연을 하는데 라디오헤드를 포기하고 오시는 분들이 후회하지 않을 만큼 즐거운 공연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이건 K-루키즈 오디션 때도 불렀던 노래인데요. ‘위로’라는 곡이에요. 저희 8월에 나올 EP앨범의 타이틀 곡으로도 생각하고 있어요. 그 노래 같은 경우에는 월요일 아침 출근길에 ‘내가 이 회사를 왜 다녀야 하나,’ 이런 생각하는 분들이 많잖아요. 일상에 지치고 힘이 든 그런 분들이 이 노래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가장 머쉬룸즈 다운 노래인 것 같아요. 꼭 들어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식보이 - 저는 ‘우비의 노래’ 추천하고 싶은데요. 처음에 그 노래를 완이가 만들어서 들려줬을 때 뭔가 알 수 없는 엄청난 감동이 있었어요. 이 노래는 고양이가 다른 고양이를 향해서 말을 하는 내용인데, 고양이도 외로움을 느낄 수 있고, 외로움에 사랑을 갈구하고 있다는 게 꼭 제가 그런 것 같더라고요. 조금 더 감정이입이 잘되고 푹 빠질 수 있는 노래인 것 같아요.


준서 - ‘우주에서 온 노래’라는 아주 짧은 노래가 있는데요. EP앨범이 곧 나올 텐데, 그 앨범에서 도드라지는 노래는 아닐텐데, 이 노래는 느낌이 정말 우주에서 온 노래 같거든요. 전자음 같은 게 없이도 어쿠스틱한 악기만으로 우주에서 온 듯한 느낌을 주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좋아하는 노래에요. 







- 전 제가 조금만 어리면, 개러지 락을 해보고 싶어요. 근데 힘들어서 지금은 못 할 것 같아요ㅎㅎ 요즘에 ‘전기뱀장어’ 노래를 자주 듣고 있는데 굉장히 좋더라고요. 조금만 어리면 그렇게 신나게 해보고 싶은데.. 지금은.. 힘듭니다ㅎㅎ


식보이 - 저는 일렉트로닉 음악을 해보고 싶어요. 


준서 - 저는 사실 지금하고 있는 노래도 벅차서ㅎㅎ 저는 아카펠라요. 농담이고요. 저는 어차피 이 밴드 형식으로도 꼭 해보고 싶은데요. 지금은 어쿠스틱 기반이긴 한데, 이걸 더 확장해서 더 큰, 대형의 무언가를 꾸려보고 싶어요. 녹음한 곡에도 다양한 악기를 사용하긴 했지만 나중에는 ‘콜드플레이’처럼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그런 것들을 할 수 있는 능력과 실력과 위치를 얻고 싶어요. 사실 다른 것을 하기에 저흰 저희 음악을 너무 사랑하는 것 같아요! 이것밖에 못 하기도 하고요.ㅎㅎ




- 저는 이장혁 형님이요! 예전부터 그분의 음악을 들으면서 가사와 멜로디의 힘을 많이 느꼈어요. 사실 음악을 하다보면 이것도 덧붙여보고 저것도 넣어보고 하는데, 사실 가사와 멜로디에 힘이 없으면 결국에 그 노래가 가지는 힘은 떨어진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런 점을 그 분의 음악을 통해 많이 느끼고요. 그래서 가장 본받고 싶은 뮤지션이에요.


식보이 - 이건 다 똑같을 것 같아요. 저도 장혁 형님 완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준서 - 저도 개인적으로 장혁 형님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가사를 잘 쓰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향을 받은 팀은 많지만 본받고 싶은, 되고 싶은 분을 뽑는다면 장혁 형님이 제일 가까운 것 같아요. 그리고 대부분 영향을 준 뮤지션들은 죽었어요… 장혁이 형한테 하는 얘기같다ㅎㅎ 아니에요 형!! 오래오래 사세요!




프로필 사진 찍는 것이 어색하다며, 어떤 포즈를 해야 할지 몰라 하던 그들. ‘20년 지기 친구 맞아요? 어색해 보이잖아요! 자, 다정하게 좀 서 보세요!’라고 하자 쭈뼛쭈뼛 어떤 포즈를 할까 고심하더라고요. 이런 모습에 ‘다다다다-‘ 연속 셔터를 눌러 그들을 빵 터트렸다는 소소한 에피소드.




- ‘록 슈퍼스타’요. 농담이고요. 저희끼리도 그런 얘기를 가끔 하거든요. 그때, 식보이가 얘기했던 건데 ‘마스터피스’하나를 만드는 거라고 했었어요. 정말로 누구나 들었을 때 위로 받을 수 있는, 그런 ‘마스터피스’를 만드는 것이 머쉬룸즈의 최종목표인 것 같아요.


식보이 - 마스터피스를 만들어서 경제적으로도 풍요롭게..ㅎㅎ 농담입니다.


준서 - 결국에는 저희 음악이 사람들이 기억하고 찾을 수 있는 음악이었으면 좋겠어요. 솔직히 저희가 만드는 음악이 ‘존 레논’이 만든 음악처럼 될 것도 아니고. 그 상황의 마스터피스가 됐으면 좋겠어요. 어떻게 보면 음악 외적인 욕심보다는 음악에 대한 욕심이 더 큰 것 같아요. 우리가 세 명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이 정도면 됐다’라고 만족할 만한, 음악의 완성도를 떠나서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그런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정말 이 노래 하나면 우리가 죽고 나서도 우리 노래가 기억되는 그런 노래요.


- 그게 제일 어려운 거네.







식보이 - 머쉬룸즈는 ‘쉬는 시간’이다. 제 생각에는 다른 락킹하거나 화려한 음악보다 수수하고 단아한 모습인 것 같아요.


준서 - 단아하대, 우리가 한가인이냐ㅋㅋㅋㅋ


식보이 - 음악이 단아한 것 같다고. 아무튼! 그런 게 많은 문화와 매체들 속에서 편안함을 주는 것 같아요.


준서 - 머쉬룸즈는 ‘친구들’이다. 우리가 서로 가까운 친구이듯, 음악을 듣는 사람들도 우리 노래를 듣고 친구로 느꼈으면 좋겠어요.


- 머쉬룸즈는 ‘탄산수’다. 공연을 할 때 비슷한 장르의 팀들과 할 때도 있지만 굉장히 락킹하고 하드한 팀들과 할 때도 있잖아요. 그럴때마다 굉장히 걱정을 많이해요. 왠지 음악이 많이 비어있을 것 같고, 또 그게 자칫 너무 부족하게 들릴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반대로 생각하면 관객들의 귀에 좀 더 청량한 노래를 들려줄 수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해요. 꼭 음악뿐만 아니라 길을 다니면서 느끼는 건데, 주위에 공사장을 참 많이 지나요. 이런 일상생활의 소음에서도 머쉬룸즈의 음악이 청량감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준서 - 레드불? 그런 거 말하는 거야?


- 뭐? 날~개를 달아주는, 그거?ㅎㅎㅎ







인터뷰를 끝나고 밖으로 나와보니 어느덧 푸른 밤 하늘이 되어있더라고요. 그만큼 시간가는 줄 모르고 진행되었던 인터뷰였습니다. 이번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어쩌면 머쉬룸즈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큰 뮤지션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음악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뚜렷한 목표가 있는 그들의 모습에, ‘암! 이러니까 K-루키즈지’라는 자랑스러움이 팍팍 쌓였지요!ㅎㅎ 


이제 새로운 음악 인생을 펼쳐보겠다는 그들의 앞날에 여러분이 날개를 달아 훨훨 날 수 있도록 응원해주세요! 머쉬룸즈의 앞으로의 활동, 누구보다 기대되는 것은 저뿐만은 아닐 거라 믿습니다! 머쉬룸즈와의 인터뷰, 여기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