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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e-Holic

120분동안의 위로, "당신의 평화는 연약하다!" - 주윤하 단독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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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윤하’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여자이름 아니야?’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테지만, 그는 밴드 ‘보드카 레인’의 베이시스트입니다. 솔직히 베이스를 연주하는 사람이 노래도 잘할 거라는 생각, 많이 안 하실 겁니다. 그러나 그의 노래를 듣고 나면 이 생각을 당장에 버리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잔잔한 음악에 더해지는 그의 깊은 목소리. 그가 솔로앨범을 냈습니다. 사실, 그의 이름으로 낸 앨범도 벌써 여러 개라는 사실!


이 공연을 보고 온 ‘수빈’님은 공연이 끝난 후에도 그에게서 받은 위로가 가슴 속에 남는다고 하는데요. 어떤 공연이었고, '주윤하'는 또 어떤 뮤지션이었기에 그런 위로를 준 것일까요? '수빈'님을 따라 뮤즈라이브에서 열린 '주윤하'님의 단독 콘서트로 함께 가봅시다!





보드카 레인(Vodka Rain)은 3년 전에 MBC '음악여행 라라라'를 통해서 알게 된 밴드다. 당시 '100%'라는 노래를 불렀었는데 한번 들었을 뿐인데도 멜로디가 쉽게 잊혀지지 않고 한동안 계속 입에 맴돌았던 기억이 난다. 주옥같은 밴드를 발견했다고 생각해 따로 시간을 들여 거의 전곡을 다 들어보았고, 그 결과 현재 내 아이팟에는 10여 곡이 넘는 보드카레인 노래가 있다.


주윤하님은 '보드카 레인'의 리더이자 베이시스트다. 사실 처음에는 조금 의아했다. 베이시스트가 자신의 목소리로 솔로 앨범을 내고 단독 공연까지 한다는 사실이 조금은 놀라웠기 때문일까. 그런데 알고보니 지난 2월, 솔로앨범 발표 이후 이미 첫 공연을 가졌었고 이번 공연은 두 번째 공연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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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부터 앨범을 내기 시작해 이번 해 2월, 1집 On The Way Home을 발매하였고, 타이틀 곡은 이번 공연의 제목이기도 한 '당신의 평화는 연약하다' 이다. 1번 트랙부터 10번 트랙까지 작곡, 작사에 노래까지 직접 불렀다니 이 때까지 베이시스트로만 활동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밴드의 노래를 좋아했다고 하더라도 '보드카레인'했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보컬인 '안승준'님의 목소리 뿐이었으므로 사실, 내가 볼 공연의 뮤지션에 대한 배경지식은 거의 없는 상태라고 봐도 무방했다. 하지만 공연에서 이방인처럼 앉아있고 싶지는 않았으므로 급하게나마 공연 며칠 전부터 노래를 찾아듣기 시작했는데 노래를 듣고나니 역시 나의 선택이 옳았구나, 싶었고 공연 당일을 더욱 더 손꼽아 기다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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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즈홀릭의 근거지라고 할 수 있는 올림픽홀 뮤즈라이브에서 늦은 6시에 시작한 공연 당일, 장마가 시작되었고 아침에는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다. 밖에 나갈 엄두가 나지 않는 수준의 비에 괜스레 걱정이 되었는데 신기하게도 오후가 되어 공연 시간이 가까워지자 비가 그치고 날이 개었다.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뮤즈라이브에 도착하여 초대권을 받았다. 포스팅을 위한 사진이 필요하기 때문에 관계자분께 말씀드려 공연에 방해가 되지 않는 수준에서의 사진촬영을 허가받았고... 조금은 떨리는 마음으로 입장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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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저 스크린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색도 그렇고 폰트도 그렇고 맨 아래에 쓰인 공연 타이틀까지도 예뻐서 한참을 그냥 쳐다보고 있었다. 주윤하님의 등장 전에 무대를 둘러보는데 악기가 정말 많았다. 여타 다른 공연에서 가장 많이 보았던 베이스, 기타, 키보드, 드럼 네 악기의 조합 외에도 첼로와 콘트라베이스의 모습은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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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주윤하님 등장! 처음 봤을 때에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정말 뮤지션이구나'하는 생각이었다. 단독공연이면 한껏 멋을 부리고 왔을 법도 한데 조금은 헝클어진 머리를 비롯하여 깔끔하지만 멋없는 옷차림까지! 그 꾸미지 않은 소탈한 모습에 왠지 더 정감이 갔다. 두번째 곡으로 'I Wish You Love'를 불렀는데 "공연에 어떤 노래를 들려줄까 생각을 많이 하다가 좋아하는 곡을 들려주고 싶어서 준비한 곡"이라고 한다. 워낙 잘 알려진 노래라 '리사 오노'의 목소리에 익숙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윤하님이 부르는 'I Wish You Love'를 듣는 순간에는 원곡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몰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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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점을 꼽으라면 난 망설임 없이 '악기'라고 말할 것이다. 기타, 베이스, 건반, 드럼을 제외하고 첼로와 콘트라베이스부터 시작해서 하모니카, 멜로디언, 아코디언과... 심지어는 탬버린까지! 정말 생각지도 못한 다양한 악기들이 주윤하님의 목소리와 어우러졌다.


보기 드문 무대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기서 저 악기가 저런 소리를 낼 수 있다니! 이 부분을 이런 느낌으로도 표현할 수 있다니!' 하는 생각에 입이 저절로 벌어졌다. 주윤하님의 목소리가 메인이 되는 무대에서는 첼로와 콘트라베이스가 차분함을 더했고 박자감 있는 노래에서는 각종 타악기와 하모니카 선율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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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를 연주할 때와 건반을 칠 때의 느낌은 사뭇 달랐다. 사진 속의 이 모습은 아마 신곡을 부를 때의 모습으로 추정된다. 이번 공연을 위해서 총 네 곡의 신곡을 준비했다고 하는데, 그 중 몇 곡은 가사도 벼락치기로 완성하고 편곡도 마무리가 덜 된 곡들이 있다고 했다. 이번 공연을 통해 관객들의 반응을 보고, 다음 앨범에 넣을지 말지 결정한다고 했는데...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만큼 좋아서 나도 모르게 그 조용한 공연장에서 "무조건 넣어주세요!"라고 외칠 뻔했다. 신곡 중 한곡만 제목을 언급했는데 '기억이라는 건 말야' 였던 걸로 기억한다. 


카피곡으로 보드카레인 노래도 두 곡 했는데... 열심히 따라 불러 놓고 지금 와서 쓰려니까 '걷고 싶은 거리'밖에 생각이 안 난다. 이런 애석한 일이 있나 싶은 바로 이 순간, 기억이 번개같이 스친다! '심야식당'이다! 오, 내 자신이 기특하다 지금. '걷고 싶은 거리' 부를 때는 사비 부분에 '샤랄랄라 랄랄랄라 라랄랄라~' 이 부분을 다 같이 불렀는데 입에 딱딱 달라붙고 절로 어깨가 들썩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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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조용한 분위기에서 숨죽여 주윤하님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하는 곡들이 많았기 때문에 '찰칵'거리는 기계음으로 감히 그 엄숙하기까지 한 분위기를 깰 수가 없었다. 그래서 고안해 낸 방법이 빠른 분위기의 곡에서 드럼과 베이스, 키보드 연주가 고조되어 카메라 셔터음이 묻힐 때를 노려 사진을 찍자였다.


이 사진에서 셔츠가 하얀색으로 바뀐 거 보면 앵콜 무대인가보다. '팬들이 뮤지션 성향을 닮는다'는 말이 맞는 것 같은게 이 공연에는 호들갑스러운 분들이 몇 분 안계시고 다들 정말 차분히 음악을 '감상'하는 분위기였다. 이 때문에 앵콜을 외치는 팬들의 목소리에서도 간절함과 함께 나름의 쑥스러움이 묻어있었는데 그 모습이 왠지 풋풋하게 느껴지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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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콜곡은 '집으로' 였는데 제목만 들어도 앵콜곡으로 정말 탁월한 선택이 아닐 수가 없다. 아! 정말 좋았다. 나는 지극히 개인적으로 가창력을 떠나 듣기에 편안한 목소리를 좋아하는데... 주윤하님의 목소리는 하루종일 들어도 계속 듣고 싶을 것 같은 그런 목소리다. 저절로 긴장이 풀리고 나른해져 그대로 무방비상태가 될 것만 같을 정도의 편안함을 주는 목소리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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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주윤하님의 멘트가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다. 주윤하님의 어머니께서 한번은 이런 말씀을 하셨다고 한다. "윤하야, 너무 애쓰면서 살지마" 이 말을 주윤하님의 목소리로 듣는데, 그 순간 정말 나한테 개인적으로 해주는 말처럼 느껴질만큼 다정해서 나도 모르게 위로가 되는 것 같아 찔끔 눈물이 났다. 세상은 점점 살기 좋게, 편하게 발달하고 있다는데 왜 우리는 그 속에서 편하지 못하고 조급하고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지 안타깝다는 말을 하며, 너무 애쓰지 않아도 좋은 날이 올거라고 위로해주던 그 목소리가 아직까지 떠올라 큰 위안이 되고 있다. 







- 인디코스터 '뮤즈홀릭(Muse-Holic)' 1기 ‘수빈’님을 소개합니다.


주윤하님의 노래 들어보셨나요? 수빈님의 말처럼 위로가 되는 목소리였습니다. 허스키한 목소리로 내 가슴을 가득 채워주는 그의 목소리는 그 어떤 위로보다 가슴 깊은 곳을 어루만져주는 위로와도 같았습니다. 마치 내가 그 공연장 안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하면 너무 거짓말인가요?ㅎㅎ 수빈님이 전해준 그의 단독 공연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 모두 위로를 받아보아요~ 


그리고 그의 노래가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질 수 있도록 응원합시다.


> '수빈'님의 블로그 원문 보러가기 ☞ http://realize0326.blog.me/110141800465